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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꼬마농부이시다.
쪼꼬마한 밭에서 수십 가지 과채를 기르신다.
시어머님은 청소년 농부쯤 되신다.
산과 들에서 나는 진귀한 약초까지 섭렵하셨으며,
게다가 요리까지 장금이 저리가라이신 분.
그러니 우리 집은 양가에서 보내는 식재료와 김치, 요리들로 냉장고는 숨쉴 틈 조차 없다.
자식에게 한없이 퍼주고픈 마음 가득한 우리네 부모님께서 보내주시는 식재료들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다.
"맛있다고 말하면 큰일난다. 그다음부터 한 솥씩 온다."
또는 "우리 가족이 좋아하지 않는 식재료를 너무 많이 보내신다."
하지만 잘 받았노라 연락하곤 보내주신 귀한 음식을 몽땅 버리는 사례에는 마음이 무겁다.
나 역시 같은 고민을 한다.
온갖 귀한 음식에 감사한 마음이 반,
이걸 언제 정리하나~ 이걸 언제 다 먹나~ 채소들이 물러지면 이걸 다 어찌 버리나~ 하는 마음이 반이다.
사먹기에 가격이 부담되는 고급 재료들,
사먹는 것에 비할 수 없이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만드신 음식들을 보내주실 때면
주위에 자랑도 하고 나누어 먹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대형 냉장고 두대도 모자랄만큼 물량공세가 이어지는 봄, 여름철이면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채소도 많고,
양가에서 키우는 농작물의 아이템이 겹치기라도 하면
아빠가 막내딸 주고 싶어 애지중지 기른 작물은 거절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여차저차 이래저래 죄송스런 일들이 종종 있다.


오늘 문득 아빠의 블루베리를 먹으며 아빠를 생각했다.
사실 아까 아빠가 준 오이로 소박이를 만들때도 아빠를 떠올린 것 같다.
어머님이 기르셔서 방앗간에서 짜주신 참기름, 들기름을 먹을 때도 어머님 생각을 한다.
집에서 담그셨다는 멸치젓갈로 요리 맛을 낼때마다 어머님의 깊은 손맛에 감탄한다.
요리를 싫어하는 엄마를 둔 우리 언니는 나중에 우리 엄마 음식보다 시어머님 요리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니까.
그러니 이쯤되면 커다란 택배박스는 단순히 식재료가 아니다.
그들의 사랑이 온것이다.
적어도 하루 세번, 우리를 연결해주는 사랑의 매개체임에 틀림이 없다.
매일 매일의 삶에서 물리적 거리로 떨어져있는 우리들을 끊임없이 이어주고 있다.


올해 첫 수확한 블루베리는 참으로 싱그럽고 달콤하다.
비록 작년에 양가에서 보내주셨던 블루베리가 아직도 냉동실에 가득하지만.
그래도 아빠, 어머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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