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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량은 반으로, 체중은 증가하고, 악순환의 연속
이해할 수 없는 체중 변화
가장 절망적이었던 건 바로 늘어만가는 몸무게였어요. 스트레스 때문에 식욕도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아침은 거의 못 먹고,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조금, 저녁도 조금... 예전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양을 먹었어요. 회사에선 동료들이 "왜 그렇게 조금만 드세요?"라고 했고 남편은 살 찌는 것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저를 보며 "저녁을 그렇게 조금만 먹는데 왜 살이 찌지?"라고 의아해했습니다.
그래요. 보통 이렇게 먹으면 체중이 빠져야 정상이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계속 늘어났습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었어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거지?', '먹어놓고 기억 못 하나?' 스스로를 의심하기까지 했습니다.
갑상선 수술 후 20kg 증가
갑상선 수술 후 총 20kg이 증가했고 씬지로이드를 중단한 이후는 거의 8kg가 늘었어요. 천천히, 꾸준히, 다이어트를 해도 잠시뿐 다시 멈추지 않고 늘어갔습니다.
- 2019년 7월: 65.5kg
- 2020년 6월 75.9kg
- 2021년 3월 71.5kg
- 2022년 2월: 78kg (씬지로이드 중단 시점)
- 2023년 3월: 83kg
- 2024년 6월: 80kg
- 2025년 초: 85.5kg
체중계 숫자가 급격히 변화할 때마다 다이어트를 했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너무 쉬웠고 다이어트 이후엔 체중이 더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뒤따라왔어요. 몸이 제 통제 범위를 벗어난 느낌이었죠. 몸 전체가 무겁고 늘어지고, 탄력이 없고... 거울을 볼 때마다 '이게 내 몸인가' 싶었습니다. 계속 옷을 새로 사야 했어요. 예쁜 옷이 아닌 큰 옷을 사야 하는 현실이 너무 우울했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나를 변화시키자!
그때 깨달았어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억지로 버티면서 일해봤자 저만 더 망가질 뿐이었어요. 그래서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부담이 되는 선택이었고, 한동안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할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지금 건강을 지키지 않으면 미래도 가정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를 가꾸고 지키는 건 나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삶의 변화를 마주하기로 드디어 결심한 거예요.
🌱 깨달음의 순간, 그리고 다시 시작한 건강한 다이어트
연결고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치질수술 이후 회복기간을 거친 후 내과를 찾았어요. 그동안의 증상들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무력감, 부종, 체중 증가, 혈액순환 장애 등등... 의사 선생님께서 갑상선 수술하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라고 하시면서, 갑상선 호르몬 부족의 대표적 부작용이 체중증가와 부종이라시면서 갑상선 호르몬이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데, 부족하면 대사가 느려져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하셨어요.
그제서야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기 시작했어요. 다리가 저리고, 체중이 늘고, 치질이 걸리는 것 역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대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의 게으름이나 잘못된 식습관 때문만이 아니었어요.ㅠㅠ 인바디 측정을 해보니 제 몸에 약 7kg 정도의 체수분이 있었어요. 정말 스펀지가 물을 먹은 상태였던 거죠. 우선 단기적으로 이뇨제와 혈액순환개선제를 처방받았습니다.
가족들조차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저만의 고민을 의사 선생님께서 이해해 주시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더라고요. 제 몸 상태를 이해한 것부터가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만이 내 몸을 사랑할 수 있다'_ 인생의 전환점
퇴사 후 6개월만 쉬다가 다시 일해야지 했는데, 몸은 생각보다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 호르몬 불균형이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처음엔 조급했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건가?', '빨리 일을 찾아야 하는데...',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제 쉬어서 좋겠다며 부러움을 내색하기도 했지만 저에겐 몸과 마음 모두 두렵고 답답한 시기였어요.
그렇게 바닥에 있는 자존감을 애써 감추며 수개월을 보내면서 천천히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주 더디지만 호전되어 가는 몸 상태를 보면서 그동안 제가 얼마나 몸을 혹사시켰는지, 얼마나 무리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도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에 복귀해 쉬지 않고 일했고, 호르몬 불균형으로 몸에 이상이 생겨도 링거를 맞아가며 자정까지 밥 먹듯 야근을 했고,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망가져도 스스로를 계속 밀어붙였고... 제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살아왔더라고요.
어느 날 문득, "다시 내 몸을 아껴줘야겠다. 나만이 내 몸을 사랑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다른 누구도 아닌 제가 제 몸을 가장 잘 알고, 제가 제 몸을 가장 아껴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보다 제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제 속도에 맞춰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리고 행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 미루지 않고, 변명하지 않고, 제대로 된 변화를 시작해 보기로 한 거죠.
그 첫걸음이 체중감량이었습니다.
15kg 감량이라는 목표
2025년 새해가 되면서 올해 목표를 세웠어요. 15kg 감량. 85.5kg에서 70kg까지 빼는 게 목표였습니다. 호리호리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아가씨 몸무게 갖고 싶은 건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제 몸 상태와 나이를 고려하면 그 이상의 목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전에도 15kg 이상 빼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때는 단기간에 확실한 효과를 보려고 먹는 양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활동량을 무리하게 늘렸거든요. 결과적으로는 목표 체중까지 2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빠르게 도달했지만 요요도 빠르게 찾아왔죠.
그래서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하기로 했어요. 빠르게 빼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지속가능하게 빼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무리 없이... 남들 눈에는 답답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2025년 2월 24일, D-Day
특별한 날을 정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그날 아침에 '오늘부터 시작하자' 하고 결심한 거였습니다. 몸무게를 재니 정확히 85.5kg이었어요. 거창한 계획서를 작성하거나 복잡한 운동 스케줄을 짠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오늘부터 내 몸을 아껴주자. 내가 먹는 것부터 바꿔보자' 하는 단순한 마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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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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